나는 화가나면 주먹에 피가 쏠린다
주먹에 혈류가 왔다갔다 하는 느낌이든다
오늘 낮에 나는 정말로 화가 많이 났었다. 말그대로 화가 머리끝까지 났었다.
왜냐하면 상대가 내 잘못을 질책했기 때문이다. 몇 번이고 말 속에 내 가 잘못 했음을 오롯이 나의 잘못임을 몇번이고 몇번이고 똑똑히 알아들으라는 듯이 섞어말했다.
나는 그 사람의 말에 내 이름이 나올때마다 너무화가나서 주먹으로 뺨을 후려치고 싶은 심정이었다.
아무튼 이렇게 울컥울컥 화가 치밀어올랐으나
어느정도 나의 잘못도 있었기에
그리고 그로인해 내가 좋아하는 분이 다소 피해를 입었기에 미안했고 (그분한테)
결국 돌아서 곰곰이 생각해보는 동안 나의 잘못을 인정할 수밖에없었다.
나는 확실한 것도 아닌 사실을 내맘대로 확실한 것처럼 단정지어서 나 포함 두명을 혼란스럽게 했다.
게다가 이래도 되는 사실을 저렇게 해가지고 그동안 일하는 사람이 피해를 보게만들었다.
지금이라도 밝혀져서 다행이지 안 그랬으면... 앞으로 계속 고생할 뻔했다.
내가 인정하는 나의 잘못은 이 두 가지다.
사실여부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은 것.
임의로 판단하여 문제를 만든 것. 등등
앞으로 긴가민가 한 것은 누구에게든 물어봐서 확실한 대답이 나올 때까지 단언하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잘못한 것이 있을 땐
구차한 변명 갖다붙이지 않고 사과할 것이다.
오늘처럼...
아무튼 나는 오늘 무척 화가 났지만
그 문제에 있어 나의 잘못도 어느정도 있음을 인정하고 돌아서 화를 식힌 후에 앞으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주의하겠다고 미안한 기색을 내비쳤다. 부끄러운 일이지만 끝까지 미안하다는 말은 하지 못했다. 나로 인해 꽤 정신 없었을 텐데 그 일에 대해서 전혀 깊게 생각해보지 않았기 때문이다. 아마 그렇게 몇 번을 강조한 거 보면 꽤 부담이 컸나본데 그랬겠지 나라도 힘들었겠지...
그런데도 잘못을 인정하는 건 정말 어려운 일이었다.
사실 그 자리에선 왜 똑바로 사전에 통보를 안 했느냐고 따졌는데 뭐 나만 잘못했다니까 뭐 더 할 말이 없었다. 솔직히 그렇게 해서 문제가 있었으면 다음부터 통보를 사전에 제대로 해줬어야한다고 생각한다. 이건 사실이다.
확실하게 전달을 하지 않아서 문제의 여지를 준 건 그 사람 탓이고, 제대로 된 사실을 파악하지 않고 확신한 건 내 잘못.
그리고 나는 내 잘못에 대해서 무진장 반성하는 중이고 다음부턴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일것이다.
일처리를 게을리 하지 않겠다. 모든 일은 확실한 것만 말을 옮기겠다.
아무튼 사과하고 나오는데....
그 순간은 내가 잘 한 것같은 기분이들었다. 그래도 여전히 내 잘못을 인정하는 건 모래를 씹는 듯 껄끄럽고 까끌한 느낌이 들어서 괴로웠지만 그래도 잘한거겠지?
이정도면 순한맛 갈등이겠지....
나는 갈등을 피하지 않고 부딪히면서 세련되게 화내는 법을 익혀나갈 것이다.
아무튼 오늘 사건을 통해 내 일에 대한 태도 전반에 대해서 다시 재고해보는 시간을 가졌다. 내가 그동안 직위에 맞지 않게 책임감이 부족했다. 부끄러운 일이다. 앞으로는 내 위치에 어울리는 사람으로 행동할 것이다. 꼼꼼하게 그리고 목표를 놓치지 않고 제 앞가림잘하는 사람으로.
넘어졌으면 뭐라도 주워서 일어나라고 했다
나는 그래서 이것 저것 주웠다.
2021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