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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1월

잃어버린 목도리

by 헤매 2019. 1. 2.


2018년 12월 31일


친구들과 만남을 가졌다. 오랜만에 보는 얼굴들이었다. 그렇게 돈독한 사이도 아니고 나눌 얘기도 없을 것같아서 안나가고 집에서 게임이나 하고 싶었지만 봤다. 헌데 막상 만나고 보니 너무 즐거웠다. 시덥잖은 걸로 무지하게 웃고 왔다. 그렇게 웃어본게 정말 오랜만이었다.

즐거워서 또, 또 내 이야기만 실컷 떠들고 말았다....나는 이야기가 듣고 싶었는데 통 입을 안열어준다. 아쉽다.

사는 애기좀 들려주지! 역시 속내를 터놓을만한 친구는 아니라고 판단하는걸까


그 날은 확 추워진 날이었다. 정말로. 올해 들어 제일 추운 날이었다.

뜨끈한 잠자리에서 밍기적거리며 일어나 나갈 채비를 하는 내게 어머니가 목이 휑해보인다며 이거라도 두르라고 목도리를 휘휘 둘러줬다.

헤헤 좋다고 가만 있었다. 그리고 친구들과 만나고, 밤새도록 논 다음날 집에 와서 해가 바뀐 후 이틀 후 저녁에 어머니가 그러는 거였다. 

너 목도리는 어따 놓고 왔니?

헉맞다

먹다남은 쏘주는 챙겨오고...정작 목도리는 냅두고 오고, 이렇게 죄송스러울 데가! 모텔 방 한켠에 외롭게 내팽개쳐져 있을 목도리를 생각하니 가슴이 미어지는 듯 했다. 너무 소흘히 여겨버린 것같애서...그 모든 것들을. 나를 위한 모든 것들을...그래서 마음이 아팠다.

다행히도 목도리는 그담날 바로 전화해서 되찾아왔다.안버리고 보관하고 게셨더라 상자에 담겨진 목도리를 프론트 보시던 분이 예쁘게 접어서 내게 주셨다. 정말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그 와중에도 대충 줘버리는게 아니라 펼친다음 똘똘 접어 주셔서 그 성급하고 능숙한 베려가 몸에 베인 태도가 인상깊었다. 멀리 나가서 귀찮았지만 돌아오는 길 마음이 행복했다. 잃어버렸으면 정말 마음이 불편했을 텐데...아무튼 사소한 센스를 느낀다. 그리고 기억력 너무...심각하다 이를 어쩌면 좋지? 어쩌면 좋니!!1 좀 정신좀 차려봐 언제까지 꿈 속을 해매고 있을거양!!!!!!!!1이쌔뀌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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