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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9월

화가 날땐 화를 내면 돼

by 헤매 2016. 9. 17.

 

1.

 

 난 앞으로 부당한 일 당하고 적어도 헤헤거리며 비굴한 웃음 짓지 않기로 다짐했다.

또한 입 꾹 다물고 유야무야 넘기지도 않을것이다.

엄마가 상처주는 말 하면 나도 똑같이 대할 것이다.

엄마는 좀 듣는 사람 기분을 느껴봐야 돼...말을 너무 사납게 해. 혀에는 뼈가 들어있고 말엔 독살스런 가시가 돋아있다. 그걸 불쑥 불쑥 던진다. 나는 그말에 무방비하게 방치되왔고...

더는 가만 당하고 살지 않을 것이다.

애기처럼 굴지마 그런게 싫다면.

 

 

 

2. 

 

 상처받고 말없이 잠수타는 행동이 미성숙의 지표라는 글을 봤다.

그 사람은 자기가 받은 상처를 말로 풀어내고 대화로 해결할 능력이 없기 떄문에 혼자서 속으로 끙끙 앓는 것이란다.

 그 글을 몇번이나 반복해서 읽었다. 

처음 봤을 떈  '혼자 삭이는게 어떄서, 그건 그 사람 성격인거지 미성숙할것까지야 있나 싶었지만

재차 읽을 수록 이내 수긍이 갔다. 

말로 표현할 능력이 없어서 입닫고 혼자 방구석에들어가 꿍해있는거 맞다.

 

 

그때 결국 그 편지는 전하지 못했다.

눈물 콧물 쏙 빼고. 쓴 편진데 아무에게도 읽히지 않은 채로 내 서랍 안에 아무렇게나 던져져있다.

 

나는 유독 엄마 앞에선 입이 떨어지질 않는다. 아까도 엄마 주려고 사온 물건인데, 이게 뭐냐고 묻는 말에 어버버 애배배 거리다가 영업 실패해서 괜히 삐침. (사실상 그건 완전히 실패한, 그리고 충동적이고 쉬운 마음으로 산 선물이었다. 상대가 받아주지 않았다고 해서 내가 화날 이유는 없던 정말 딱히 고민없는 선물이었던거지 선물할땐 상대가 뭐가 필요한지...정말 깊은 주의과 관심이 필요하다는걸 다시 느꼈다)

(사실 비단 엄마 앞에서 뿐만은 아님)

지적으로 게을렀다...(그리고 넌 마치 초등학생처럼 말한다는  말을 들은게 떠오른다)

말을 할 때 경제적으로 하다보니까 말이 너무 줄어들었다

내가 예전엔 길게 횡설수설 묘사했는데 ㅇㅇ야 말할때 간략하게 요약해서 말해 라는 충고를 들은 이후로 내 말수는 점점점점점점점점 짧아졌다.

영화 리뷰를 할떄도 예전엔 50글자로 빽뺵하게 줄거리를 얘기했다면

지금은 판타진데, 재밌어! 라거나. 꽤 재밌었어 볼만해 등등. 한마디로 줄어들었다

머릿속에서 계속 상대방에게 요점만 전달해! 요점만!이렇게 외치는 통에 더 길게 말하려고해도 말할수가 없게된다...

 

표현력이 줄어들었어.

 

말 할 때 정리가 안된다. 하긴 그럴만도 한게 내가 입을 뗴는 일이 거의 없으니깐...사람이랑 대활 할일이 없는데 말이 퍽이나 늘겠다

글이랑 말하는 건 진짜 다른듯. 글은 이렇게 몇번이고 지워서 고쳐쓸 수 있지만 말은 바로바로 머리속에서 하는대로 튀어나와야 되잖아! 그건 정말 어렵다.

항상 단순명쾌하고 본능이 시키는대로 살아왔기 떄문에 머리로 뭘 깊이 고심해서하질 않았다.

그게 내가 됐다.

오 이런 맙소사.

 

아~~~시발 어디서 이렇게 자꾸 발냄새가나 양말인가 토나오내 증말

 

3.

 

암튼 최근에 느끼는 단편적인 생각들.

페미니즘, (트윗한 글중에 그런게 있었다. 긍정적 선호에 의한 차별역시 경계해야 한다고. 그 분은 남아선호사상을 일례로 들었다.

남아를 선호하는게 비도덕적인 일은 아니다. 그런데 그로인해 남아선호사상이 낳은 폐해는 어떠한가? 백인선호도 마찬가지다. 근데 그렇게 따지면은, 예쁜고 잘생긴 외모를 선호하는 것도 경계해야하는것이 되는 셈이다. 왜냐하면 예쁘고 잘생긴 사람들을 선호함으로서 자연스럽게 그렇지 못한 사람들에 의한 차별이 발생하기 때문에. 가령 한국 사회에 만연한 외모지상주의처럼.

 

근데 한편에선 또 예쁘고 잘생긴 외모를 좋아하는건 당연하다고 말한다.(이걸 선호해서 차별이 발생한다고? 누가 시작하는거야 차별을. 나를 되돌아보자 나는 외모로 사람을 차별한 적이 있는가? 있다. 이런...ㅠㅠ하지만 최소한 차별없이 대하려고 노력한다.)

머리론 이해가 가지만 현실적으론 불가능한 일 같다. 어떻게 사람이 스스로의 기호와 분리될 수 있을까.

하긴 그 사람이 경계해야한다고 했지 하지마! 좋아하지마! 모든 사물을 평등하게 바라봐 이렇게 확고한 주장을 펼친건 아니니까.

 

아 깻잎전 먹고싶다.

 

 

 

 

또 아무도 읽어주지 않는다고 긴글을 쓰지 않으면 영영 못쓰게 되고 그만큼 당신의 우주는 좁아진다는 말. (꺄ㅠㅠ진짜 너무 와닿는다. 당신의 우주는 좁아진다...미친 너무해 그래 나 좁아 터졌어 내 세계는 정체되었어...)

 

 

 

4.

 

운동. 8월달부터 불붙어서 계속 다이어트를 하려고 노력중이다.

ㅎㅎ 넌 참 노력중인게 많아 그에 비해 성과는 별로 없구나?

하지만 이번엔 뭔가 될거라는 근거없는 확신이 든다. 시험도 성적 더 올릴 수 있을 것 같고 살도 뺄 수 있을 것같고 그냥 그런 예감이 들어~어제보다만 나은 사람이 되자. 그래

 

 

5.

 

알바.

 

알바~끝났다. 힘들다. ㅠㅠ 힘들어 진짜.

역시 사람을 대하는 일은 에너지가 팍팍 줄어드는 일이야.

난 정말 사람만나야 되는 일 안할거야. 가끔 만나는 일 할거야

내가 너무 애기처럼 구는 것같다. 애기야 애기. 애기 소리 들으니 좋으냐?

애기 편하지..주변인의 배려를 쉽게 얻을 수 있고, 둥기둥기 우쭈주 해주니 편하고 좋지

아 근데 니나이먹고 그런대우 받고 싶냐고. 넌 어엿한 어른이고, 어른이 되가고 있고 언제까지 아이일 순 없어 말흐리지말고 처신 똒바로 하란말이야~~~(근데 일 잘하고 싶어서 너무 열심히 하면 '재는 어디가 모자라서 저렇게 요령없이 열심히할까? 바보같네~' 이런 느낌을 주게되는 딜레마ㅜㅜ)

쉬발...나한테 없는걸 만들어내서 하려하지말고 그냥 자연스럽게 되는 데까지만 하면 될듯하다.

 

암튼 뭐 알바는 끝났어

엄만 여전히 그곳에 계시지만

난 엄마를 뒤로하고 돌아나왔다. 마음한켠이 무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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