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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책

인문학 습관, 저 윤소정

by 헤매 2016. 7. 17.

 

 

 어느 날 한 친구가 저에게 1년간 365권의 책을 읽었다고 자랑을 하기에 이렇게 물어보았죠.

 "그럼 그 중에서 기억하고 있는 문장이 몇 개나 되나요?"

그러자 우물쭈물 대더군요. 이럴 떄 거침이 없는 그리스의 자유인 조르바는 이렇게 발하겠죠.

 "네가 책을 가득 쌓아놓고 있는데 그것을 다 불태워버리면 인간이 될지도 모르겠다." 라고요.

책을 몇 권 읽었는지보다 중요한 건 책에서 말하는 삶을 얼마나 살아냈는지가 아닐는지요.

 

 내가 여태 읽은 책 중에 기억하고 있는 문장은?

단 하나도 없다. 으악~부끄러워 내 허영이 지적당한 기분이었다.

맞아요 책을 몇 권 읽었는지보단 책에서 무엇을 느꼈는가가 중요하죠. 절로 고개가 끄덕여졌다.

 더 알고 싶은점?

글쎄요. 조르바는 누군가요 사실 저문장 이해가 안간다 아직 인간이 아니라는 소리인가

책이 널 인간으로 만들지 않고있단 얘기일까

책을 어떻게 읽어야 잘 읽는 걸까?

 - 독서록을 쓴다! 지금도 틈틈히 내가 어떤 책을 읽었는지 제목을 수집하곤 있는데, 이걸 통 정리를 안한다. 귀찮기 떄문이다. 차일피일 미루다보면 정리할게 많아지고 시간의 흐름에 따라 그 떄 느꼈던 감명도 없어지고...당일날 바로바로 정리하는 습관이 중요하다. 오늘처럼!

 

 

 

 클레오파트라는 단순히 자신의 외모로 로마의 위대한 장수들을 유혹하고 세계의 역사를 움직인 여자가 아니었습니다. 그녀의 몸에는 '상대방의 성향을 파악하고 그에 맞게 대하는' 인문학 습관이 베어 있었습니다...중략...그 친구가 클레오파트라의 지혜를 듣더니 이렇게 고백하더라고요. 솔직히 본인은 변하지 않으면서 상대가 나에게 맞춰주기만을 바랐던 것 같다고요.

 

 물론 눈칫밥을 먹으며 사는 삶은 저도 싫습니다. 하지만 연애를 할 떄도 , 일을 할 떄도 상대가 본인 위주로만 관계를 맺으면 불쾌하지 않던가요? 연애도 일도 잘하는 지혜로운 여성들은 '상대의 필요'를 채워주기 위해 늘 노력합니다. '  p55

 

 내가 저런다고 생각해서 밑줄쳤다. 나는 솔직하고 스스로를 가식없는 사람이라 생각한다. 내가 미련한 곰같다고 여겨질 때도 있다. 곰이면서 여우를 부러워하곤 했지...가식은 내가 아니게 되는 것 같아서 껄끄러웠는데, 역지사지로 생각해보니 다르다. 나는 나에게 맞춰주는 친구를 좋아했다.(누구라도 그럴것이다) 그러는 난, 내 방식 나의 고유함을 주장하면서 다른사람에게 나를 온전히 받아들이라고, 네가 껄끄러운 부분도 알아서 받아들이라고 강요하진 않았을까? 난 '나'위주의 관계를 맺어왔기 때문에 황량한 인간관계가 되어버린 걸까.

 

 주관이 강하고 고집 드센 사람들. 스스로의 고유함을 사랑하는 사람들은 저 문장에 공감하지 못할 수도 있겠다. 왜 내 모습을 왜곡해서까지 상대방에게 맞춰줘야하죠? 그건 내가 아니에요! 나는 내 모습 그대로 사랑받을 자격이 있어요! 나랑 안맞는 사람들은 관계를 안맺으면 그만이에요 어차피 남을 사람은 결국 남거든요. (맞다. 남을 사람은 정말 남는다. 난..한 5명? 이마저도 대학교 졸업하면 위태위태해 지겠지?)

 

- 나를 다시한번 돌아보게 하는 구절이었다. 나는.. 난 상대방에 맞춰준다고 생각했었는데 실은 그게 아니었던걸까?

 

 

나의 경계를 무너트리고 타인의 시선으로 세상을 이해하는 공부, 저는 이를 가장 잘하는 사람들로 '소설가' 를 뽑곤 합니다. 뼛속까지 인간을 이해하고 싶어하는 소설가들은 심지어 살인자의 마음까지 공부합니다...중략 p57

 

 ㅠㅠ이 구절에선 감정이 울컥했다.

희망을 엿보았다고할까. 나의 경계를 무너트리고 타인의 시선으로 세상을 이해하는 공부.

나는 항상 내 줏대없음에 대해 고민해왔다. 누구의 의견도 그렇구나 그럴수도 있어~하고 받아들이는 내가 제 주관없고 맥아리 없는 사람으로 여겨졌기 때문이다. 내 최대의 단점으로 꼽는 게 이 무분별한 수용이었다. 근데 저자의 말에 의하면 그런 단점으로 여겨왔던 내 성향이 사실을 내가 원하는 글을 쓰기에 적합할수도 있다는 얘기가 아닌가?

뜻밖에 응원을 들은 기분이어서 감격적인 순간이었다.

이 책의 다른 페이지에서 외국인들이 강점을 더 살리자 살려!하는데 반해서 울나라 사람은 단점을 강점으로 바꾸는데서 더 희열을 느끼는 것 같단 말을 했는데 공감된다.

 

그럼 내 줏대없음, 이대로 괜찮은가?

아니다. 곧이곧대로 받아들여선 안된다. 이해하는데 보다 심도 깊은 고민이 필요하다.

생각해라 생각해. 이말 그냥 하는 말이 아니야 네 친구가 한 조언을 기억해.

 

.

.

 

넌 말이야...떄로 질문이 없어.

아~~~내가?

응 궁금해하지 않는다고할까? '왜?' 라고 묻지 않지.

와. 정말 맞는말이야. 맞아 난 궁금해하지 않아. 그냥 그런가보다~해.

 

.

.

사실 이 점도 이 인문학 습관에서 비슷한 얘기가 있었다.

질문하는 습관. 다르게 생각하는 습관이 인문학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었다.

당연한것을 의심하고 궁금해하고 다르게 생각하는 습관말이다.

 

 

--

 

밑줄 친 문장에서 키워드를 찾으랬는데

공통적인 거라면 나에 대한 고민이란거다.

#사람 #독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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