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을 잃는 꿈은 참 무서운 것이다
낯선 동네인 듯 싶지만 언덕배기를 넘으니 도로 양 옆으로 늘어선 상가 너머로 대로와 백화점이 보였다
역시 내 상상력의 한계는 내가 사는 동네이다
나는 다시 발걸음을 돌렸다. 원래 왔던 길을 되돌아 내가 온 곳으로 다시 가려고 한다
하지만 나는 길을 잃고 해맨다.
대로로 나가서 버스를 타려고 한다.
수없이 많은 버스들이 줄지어 있었다. 26번 12번...
나는 어떤 버스를 타야 하는지 모른다. 나와 함께 있던 친구들은
어 저거 내가 타야되는데 하면서 버스에 올라탔다.
나는 어느새 그 버스에 같이 타버린다.
나는 이 버스 타면 안되는데? 당황스러워서 기사아저씨 쪽을 보았다. 묵묵히 운전하는 뒷모습이 딱딱해보인다
그의 질책이 두려워 입을 다물고 있다가 한참을 가서 다음 정류장에 내린다.
얼마 안가서 내릴거라 생각했지만 나는 내가 왔던 그 길을 기억할 수가 없었다.
골목으로 들어섰지만 전혀 처음 보는 길이었다. 나는 낯선 동네에서 아예 미아가 되어버렸다.
나는 백화점으로 보이는 건물로 들어갔다.
에스컬레이터로 올라가며 창백하고 어깨에 닿는 머리가 헝클러진 여자에게 말을 걸었다.
여기까지 가려면 어떻게 가야해요?
그여자는 나를 경계하는 눈초리였다. 나를 제대로 보지 않고 앞을 본 자세로 눈만 힐끔 돌려보았다.
적의와 경계가 가득했다. 목소리 역시 약하고 신경질적이었다.
그녀에게 답을 얻지는 못했다. 그러나 다음 순간 나는 반가운 얼굴을 찾아냈다.
고등학교 때 착하고 푸근한 인상의 친구가 아이스크림을 판매대에서 팔고 있었다
나는 냉큼 달려가 그 친구에게 물었다. 너라면 분명히 길을 알겠지
그 친구는 나를 굉장히 반갑게 맞아주었고 또 친절하게 길을 알려주었다.
어디서 버스를 타고 여름폭풍터미널에서 내려서 또 고속버스터미널에서 고속버스를 타고 가야한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시점이 바뀌고 내 눈앞에 뉴스에서 보여주는 듯한 영상이 지나갔다
하늘은 먹구름으로 온통 어둠이었고 장대비가 쏟아진다. 바람에 나무들이 휘청이며 물에 떠내려가는
버스와 물에 잠긴 사람들의 비명과 통곡소리가 들렸다.
날씨가 이래서 오늘은 못 돌아가겠다. 나는 버스타기를 포기하고 사람들과 함께 비가 오는걸 구경하며
버스타는 곳에 서있었다.
근데 일순간 분홍색 가발같은 걸 쓴 여자거인의 머리가 사람들을 집어 삼키고 사라졌다.
사람들에게서 비명이 쏟아져나왔다
'2016' 카테고리의 다른 글
뿌에에엥 (0) | 2015.01.02 |
---|---|
제기랄 게임안하려고 (0) | 2014.12.02 |
내가 짓궃은 것에 면역이 없다. (0) | 2014.10.04 |
I~~love you all~~ (0) | 2014.09.26 |
내몸 어딘가에 바늘구멍이 난것같다 (0) | 2014.09.2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