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19년

태양이 너무 뜨거웠다

by 헤매 2019. 4. 22.

 

집 현관을 나서자 후끈한 열기가 온몸을 감쌌다. 졸리다.

밤새 하수구에 시커멓게 뒤엉킨 젖은 머리카락처럼 욕실 벽에 피어오른 곰팡이처럼 방치한지 2주가 넘어가는 부패한 냄새를 풍기는 쓰레기 더미처럼 음습하고 기분나쁜 일들로 밤새 끈적한 구정물같은 늪에서 끊임없이 가라앉는 기분이었는데

집 밖을 나서니까 온 몸을 내리쬐는 태양이 너무 눈부시게 이글이글 타오르고 있었다

한 걸음 내딛을 때마다 청바지가 홧홧하게 다리에 달라붙는 기분이었다. 무진장 더웠다. 

나는 쏟아지는 태양을 쬐며 천천히 걸었다. 밤을 새게 했던 퀘퀘먹은 문제들은 내게 아무렇지 않은 일이 되고 있었다 모두 부질없는 것들이 되었다 실제로도 그렇고, 정말 그렇다. 정말 정말 역겹다

당신에게선 악취가난다.

 

 

 

 

'2019년' 카테고리의 다른 글

잘해주고 싶지 나도  (0) 2019.05.31
악의  (0) 2019.04.26
역시 이순간 승리자는  (0) 2019.04.02
블로그 이름을  (0) 2019.04.02
너무 나한테 맞춰주는거아냐?  (0) 2019.04.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