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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1월

내사진을봤다

by 헤매 2019. 3. 2.
차를타고 집으로 내려가는 길엔 일기를 쓰기로 했다. 카톡에대다고 하루에도 한시간에도 아니 일분간격으로 자살하고싶다 죽고싶다 아니다 잘살자 살자는 아니죽고싶다라는 생각을 한다고 쓸수는 없으니까 일기장에 쓰기로 했다.

 말그대로다 어제 자기직전엔 그렇게 행복감에 젖어서 입가에 한줄기 미소 꾸욱 머금고 잠들었는데 오늘 일어나서는 천국과 지옥을 오고간다 죽고싶어진다 살고싶어진다 죽고싶다 아니 더 멋있게 잘살고 싶다 잘살고 싶다 근데 그러지 못해서 죽고싶다 부끄러워서 죽고싶다 왜 난 멋있고 대단하고 유능하고 근사한 사람이 못될까 부끄럽다.

그제는 친구를 보러갔었다. 갤러리를 정리하다 친구가 찍은 내 사진을 보았다. 나는 사진찍는 걸 좋아하지 않는다. 못생겼기 때문이다(정확히는 친구가 찍어준 나의 사진이 내가아는 나의모습과 다르게)아무튼 그래도 내가 어떻게 생겼나 객관적으로 궁금해서 유심히 보았다.

 사진 속의 나는 무척 수줍은 얼굴을 하고 있었다. 어떤 사진 하나 똑바로 렌즈를 바라보지 못하고 옆을 쳐다보거나 부끄러운 웃음을 짓고 서있었다. 가늘게 휜 눈가. 말려올라간 윗 입술.경직된 미소  제멋대로고 손대면 터트릴것 같은 봉숭아씨처럼, 울긋 불긋한 얼굴을 가진 나를 한참 쳐다보았다.

나는 속으로만 부끄러움 타는 인간이아니라 누가 보기에도 부끄럼 많게 생겼겠구나. 내가 그렇게 보이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맘에 안들었다. 나는 더 근사하고 당당해지고 싶다. 또렷한 눈매에 또렷한 윤곽의 이목구비가 갖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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