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단지내가 소란스럽다.
1시간 가까이 차에 딱지를 붙인 일로 아저씨의 개(만도못한)짓이 단지내를 왕왕 울렸다. 아마 경비원이 왜소하니 힘도없어보이고 만만해보이니깐 망설임없이 분노를 표출하는 것으로 보인다. 아주 속에 그득히 쌓인 화를 핏대세워 목청터져라 외치며 고래고래 소리를 질러댔다. 월! 월월! 월월컹컹! 경찰에 신고하면 저 분노조절장애환자를 잡아가줄까? 도착하면 이미 상황끝나있고 그러면 어떡하지. 난 괜히 나대는거 아닌가 싶어서 통화버튼앞에 한참을 망설였다.
주민들은 그 동안 유유히 자기 택배를 챙겨갔다. 저 입을 틀어막아줄 구원자는 나타나지 않았다. 조금 후 배우자로 보이는 중년의 여성이 나타나서 나긋나긋한 목소리로 중재를 했다. 일은 그렇게 일단락 되었다. 사실 중간부터 봐서 누구의 잘잘못을 따지긴 어렵지만
저렇게 함밤중에 험악한 분위기 자아내며 힘으로 찍어누르려는 사람이 무슨 일을 잘했을것 같진 않다.
저 사람은 왜 그까짓 딱지로 저렇게 언성을 높이는 것일까? 평소에 경비원한테 무시당한일이 있는 건 아닐까. 그런게 아닌 이상 자기 할일 하는 사람한테 험악한 목소리로 위협을 가하면서 1시간 가까이 했던 말을 또하고 사과를 받아내고 또 윽박지르고 사과를 받아내는 일을 할리가 없다. 적어도 정상적인 상식을 가진 사람이라면.
경비원 아저씨는 얼마나 저런 개진상들과 조우해왔을까? 언젠가 뉴스에서 봤던 자살한 경비원 얘기가 생각나서 어쩐지 가만히 있으면 안될거같단 생각이 들었지만, 막상 신고하려니 저 개진상과 얽히게 될지도 모른다는 불안과 공포가 슬금슬금 기어올랐다. 저오오오런 불한당같은 사람에게 약자가 당하고 있는데 난 아무것도 도와줄 수 있는게 없다니 슬픈기분이 들었다. 미안한 마음이 크다.
적어도 내 삶의 목표 하나는, 약자들의 편에서서 힘이되어주고 그들을 도울 수 있는 일을 하고 싶다. 내 소신껏 하고 싶은 말을 할 수 있는 용기와 힘을 가지고 싶다.
아무튼..밖은 조용해졌고
내가 지금 신경쓸건 쓸데없는 주차공방전이 아닌 눈앞의 문제지다. 공부나하자